아주 오래전이지만 기억에서 절대로 잊을수 없는 병원이 있습니다.

[늘푸른동물병원]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반짝반짝 거리는 별이 된 저의 첫 반려견 뭉치_
19살 겨울날..번화가한복판에서 강아지를 파시는 아저씨가 있었어요..
너무 귀여운 꼬물이들이 추워서 서로의 체온에 의지하고있던 모습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뭐에 씌였는지 아무생각도 준비도 없이 덜컥 한마리를 입양해왔습니다.
집에 온 첫날부터 뭉치가 힘도 없고, 밥도 잘먹지 않고..왜그러지 왜그러지 하다가..
혈변을 본 후에야 무언가 잘못되었다 싶어서..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서울 은평구 [늘푸른 동물병원] 이 제가 처음으로 방문했던 병원입니다.

병명은 홍역.
전 이게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도 모르는 상태였고..선생님은 간단하게..말씀하시더라구요
"이강아지 데려온곳에 다시 데려다 주세요..100마리중에 98마리는 죽는 병입니다."

잠시고민하다가,
"치료가 가능하다면 끝까지 치료해볼게요..."

어차피 그 아저씨에게는 판매가 목적일 뿐인 강아지.. 다시 데려다 줘도 제대로 치료도 안해줄꺼라 생각했고
이미 내 가족이 되었으니 제대로 끝까지 치료해주고..보내더라도 내품에서 보내야지..라는 맘이 들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전 어렸지만..기특한 생각을 했던거 같아요 ^^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을 다녀야 했습니다..
비가오는 날에도 눈이오는 날에도..뭉치를 수건에 싸서 패딩속 내품에 품고..정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중간중간 위험한 고비도 많이오고, 눈물흘린날도 많고..

2개월정도 치료를 했는데..
기적적으로 완치!

완치 판정 받던날에 의사쌤이 뭉치 입에 뽀뽀를 찐하게~~해주시면서..고생했다 뭉치야..
저..그때 울었어요ㅠ_ㅠ 선생님도 뭔가가..가슴뭉클 하신거 같더라구요...

병원도 아무리 장사라지만..저에게 비싼 검사나 제품등을 권하지 않았고 선생님은 정말 뭉치를 살리고 싶었다는게 느껴졌어요..
그 진심이 통했는지..뭉치는 너무나도 용감하고 기특하게 힘든 치료도 버텨주었고, 건강하게 자라주었습니다.
그 선생님께서는 뭉치가 건강해진 후에도 저에게 특별히 제품을 권하지 않고 매일 산책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주라고 말씀하셨어요

뭉치는 8살이란 짧은 생을 살다갔지만 처음에 저와 의사쌤이 포기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ㅠㅠ
현재는 이사와서 그 병원을 다니진 않지만 제게 늘푸른 동물병원은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저와 뭉치에겐  애틋하고 따뜻했던 기억의 늘푸른동물병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