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공이 갑자기 커졌다? 아디스 증후군, 왜 그럴까?
진료실에 들어온 20세 여자분이 어제부터 갑자기 오른쪽 눈에 이상한 느낌이 들면서 약간 흐릿하였고, 손거울로 보니 오른쪽 동공만 심하게 커져 있다고 걱정을 하면서 내원하였다. 왜 그럴까? 

이 경우의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여행길에 오른쪽 귀밑에 멀미방지제(키미테)를 붙이고는 오른 눈을 비벼 생긴 것이다. 키미테는 멀미를 억제하기 위해 스코폴라민이라고 하는 부교감신경 억제제를 함유한 것인데, 이것을 붙이거나 뗄 때 약물이 손에 묻게 되고 이 상태에서 눈을 비비면 약물이 눈에 들어가 동공 괄약근을 억제시켜 결국 산동이 일어나게 된다. 이 경우에는 길어도 하루 이내에 동공의 크기가 정상으로 돌아오므로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외에도 한쪽 동공만 열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머리 쪽의 외상으로 인해 3번 뇌신경의 부분 또는 전체적인 마비가 일어났을 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사시, 눈꺼풀 처짐, 동공산대가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감별이 가능하고, 당연히 외상의 병력이 있으므로 철저한 문진을 요한다. 발병 시 6-9개월까지 기다려 보아 회복되지 않으면 눈꺼풀 처짐과 사시에 대해서는 수술적 교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아디스 증후군(Adie's tonic pupil)' 이라는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는 20-30대의 여성에게 많은 질환으로 동공의 이상을 일으키는 병중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어떤 경우에는 몸살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을 않고 난 후에 생기는 수도 있다. 원인으로는 신경학적으로 절후신경(postgangionic nerve)이 동공의 수축을 담당하는 근육과, 가까운 곳을 볼 때 동공의 크기를 조절하는 근육에 연결이 되어있어야 하는데, 이 연결이 잘못되어 끊어진 것처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80% 정도의 환자에서는 한쪽 눈에만 발병한다.

​진단은 정상 눈에서는 효과가 없는 정도의 아주 약한 농도의 동공수축제로도 효과가 즉시 심하게 나타나 동공이 정상으로 수축하는 것을 보아 알 수 있다. 하지만 중추신경계, 즉 뇌에 아무런 원인이 될 만한 이상이 없는지 확인을 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나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아주 오랜 시간 지속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아직 정확하게 알려진 치료법은 없지만 아주 나쁜 질환은 아니므로 불편하더라도 자꾸 그쪽에 신경을 쓰지 말고 지내는 것이 좋다. 동공이 열려 있음으로 인해 밝은 곳에서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하여 눈에 편한 정도의 선글라스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주 약한 농도의 동공수축제(필로카르핀 0.1%)를 하루 한번 점안하여 동공 수축을 도와줄 수도 있다. 만일 시력이 안 좋은 경우에는 운전 등에 지장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굴절검사 하에 안경교정을 받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출처 : 네이버 오픈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