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드니 좋은 일도 많이 있는 듯 합니다 
 
조금 무뎌졌고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으며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그렇습니다. 
 
이젠, 사람이 그럴 수도 있겠지..
하며 이해와 관용의 말을 하게 됩니다.
고통이 와도 언젠가는,
설사 조금 오래 걸려도..
그것이 결국은 지나갈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문득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한때는 내가 하는 모든 행동를
정당화 하려 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나이가 좀더 들어 생각 해 보니
그 모든 것들은 나의 방종함이었습니다. 
 
나는 물 위를 떠다니는 너무도 작은
종이배에 불과하였던 것을 몰랐습니다.  
 
아무리 예쁘게 접어놓은 종이배라도
물에 젖으면 금방 제 모습을 상실하지요. 
 
세상은 그리도 쉽게 그종이배를
구겨 흔적조차 없앨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른 체 마구 설치고 다닌 시절도
있었습니다. 
 
이제 돌이켜 생각하니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좀더 들어 생각
해 보니 그래도 그런 내가
안쓰럽기도 하면서 쑥스럽지만
한편 대견하기도 합니다. 
 
세상의 풍파를 헤쳐나가는 방법을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나름대로 터득 해내어 이렇게 회상할 수 있는 위치까지 왔으니
그 또한 좋은 일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런가 봅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수도 있는 한 세월을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시간의 물살을 타고 그렇게
흘러가나 봅니다. 
 
가파른 계곡을 지나고 평원도 지나서
저기 망망대해가 있는 곳까지
도달 할 때면 알게 될까요?.. 
 
이 거대한 우주안에서 내가 얼마나
유한 하며 작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를..
나이가 좀더 드니 이젠 놓아 버려야
할 것들을 조금은 분별할 줄
알게 되는 듯 합니다.  
 
인정해야 할 것을 인정하게 되고
받는 사랑보다 베푸는 사랑이
더 기쁘다는 것도 알게 되는 듯 합니다. 
 
나이가 드니 이젠 남들에게
좀 더 넉넉해지고 나를 내려놓는 것이  
별로 자존심 상하지도 않습니다. 
 
나이가 드니 은혜갚고 살아야 할
고마운 이들이 새삼 생각나고,
마음을 비워내니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들도 이젠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처럼 ..
나이가 드니 좋은 일이 좀 더 많아지는 듯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아침을여는 덕조스님의 향기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