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낮추고 마음을 숙이고 
 
두 사람이 누워 대화를 하다가
서로 의견이 다를 때,
내 생각이 옳다는 생각이 들어 다투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앉게 됩니다.
그러다 다툼이 거세지면
앉아 있던 사람은 서게 되고, 선 사람은
고개를 쳐들고 눈을 부라리게 됩니다.

그와 반대로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내가 틀렸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
쳐들었던 고개가 숙여지고,
뻣뻣했던 허리가 굽혀지고,
무릅을 꿇게 되고,
몸을 엎드려 머리를 땅에 조아리게 됩니다.

이렇게 마음이 수그러들면
몸이 낮아지게 되고, 몸이 낮아지면
마음도 따라서 수그러집니다.
엎드려 절을 하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내가 참 부족했구나, 내가 참 잘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올라오게 되지요.

‘마음만 수그리면 되지,
굳이 절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 고
할 수 있지만, 마음이 수그러지면
몸은 저절로 수그러지기에,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사실은
‘숙이고 싶지 않다’ 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참회를 할 때 절을 하는 겁니다.

한 배 한 배 엎드려 절하면서
자기 삶을 돌아보고,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원망한 자신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내가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상대의 행동이나 말에 상관없이 내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법륜스님의 희망편지~